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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전시 그리고 책

행복을 파는 외계인, 미친 초록별에 오다.

by Jay-ing 2012.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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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과연 행복할까?

 

누군가 나에게 '너 행복하니?'라고 묻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응, 난 행복해!'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행복이라는 단어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이면서도 명쾌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단어라고 생각한다.

 

행복을 다룬 작품들도 많지만 내가 <행복을 파는 외계인, 미친 초록별에 오다.>라는 책을 선택한 것은 일단 웨인 다이어의 책이라는 것,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셀픽션(Selfiction) 장르였다는 것, 그리고 엉뚱하고도 재밌는 제목에 끌렸다는 이유였다.

내 스스로가 약해진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꺼내서 읽던 책이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였기 때문일까.

왠지 그의 작품에는 더 많은 애착이 가는 것이 사실이었고, 이 책 또한 책장을 넘길 때 마다 더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지구의 쌍둥이별, 하지만 그 속은 확연히 다른 우라누스 별과 그 별에 사는 에이키스가 전해주는 이야기들.

우라누스 별에 있는 걱정 바이러스, 죄책감 자극기, 기분 손상기, 분노 유발기, 질투잼, 책임 은행 등 이러한 소재들은 지극히 비현실적이지만 나를 이 소설에 더욱 빠져들 수 있게 만든 유쾌한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비현실적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책 내용을 가볍게 넘기기에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 한 마디 한 마디가 날카롭게 다가왔다.

 

우라누스 별의 에이키스, 그녀가 제시한 삶의 소중한 원칙들 8가지.

그 중에서도 "행복에 이르는 길은 없어요. 행복은 그 길을 가는 방식이에요"에 작가의 핵심이 나타나있지 않나 싶다.

 

책을 읽으며 에이키스에게 들을 수 있는 충고와 조언은 상당하다.

그녀는 지구인들에겐 스스로의 감정과 행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 우라누스 별들의 사람보다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맞는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며, 우리의 행동 또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택만으로도 행복해 질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일상만 되돌아보더라도 나는 사소한 것에 연연하며, 눈앞에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한 쓸데없는 걱정들을 많이 하곤 했다.

이미 나의 선택은 이루어졌고, 내가 걱정한다 하더라도 그 결과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걱정보다는 결과가 나온 후의 더 나은 모습이나 혹은 좀 더 발전적인 다른 선택을 위해 나를 닦아나가야 하지 않았을까?

이미 지나간 과거에 대해 후회하는 것은 자신을 갉아먹는 일밖에 될 수 없다. 책의 내용을 인용하자면 행복을 얻기 위한 수단 따위는 없다.

 

행복은 생각 혹은 감정 그 자체인 것이다.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를 짓는다고 하지만, 행복은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손 내밀면 잡을 수 있는 곳에 있다는 것.

"그냥 단순하게 사세요. 복잡함을 버리고 혼란을 제거한다면 인생을 즐기는 일이 단순하고 간단해 질 거예요."라고 행복을 파는 외계인이 말했듯이 모든 나의 사람들과 나에게도 '행운이 따르는 사람'이 아닌 '행복한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함께 했으면 한다.

 

 

- 2009년 3월, 전북대 신문에 투고한 짧은 독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