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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육사생도 '사열' 논란. 문제는 무엇인가?

by Jay-ing 2012.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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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육사생도 '사열' 논란. 문제는 무엇인가?

 

 

어제부터 오늘까지 SNS를 뜨겁게 달군 사람이 있습니다.

12.12 군사쿠데타로 집권하여, 박정희 대통령의 군사독재정권을 이어간 전두환씨 입니다.

하필이면 6월 10일. 6월 민주항쟁 기념일 직전에 일어난 일이라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의 출처는 JTBC 입니다.

 

보이시나요?

 

전두환씨가 육군사관학교 행사에서 생도들을 사열한 모습입니다.

전두환씨 옆에는 부인 이순자씨와 손녀가 있고, 뒤로는 5공 정권의 핵심 혹은 하나회소속으로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주역들인 장세동 전 안기부장, 이학봉 전 보안사 대공처장, 정호용 전 내무부 장관, 고명승 전 3군 사령관,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등의 모습이 보입니다.

 

전두환씨는 육군사관학교 발전기금을 내고, 이 행사에 초대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정확한 금액이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1000만원에서 5000만원 기부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던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즉 1000만원 이상의 발전기금을 냈다고 유추할 수 있죠.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안팎으로 거세지자, 육군사관학교 측은 "매주 금요일 육사생도들이 화랑의식을 실시하는데,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이번 행사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그 일행만을 위한 행사는 아니였다." 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을 식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의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번 논란의 진짜 문제를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사열' 입니다.

군대를 가보지 않았기때문에, 사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습니다.

몇몇 신문 기사에서, 국군 최고 통수권자들이 받을 수 있는 의전을 전두환씨에게 행했음을 보도하며 마치 국군 통수권자가 2명인듯하다. 라고 해서, 저는 사열이 그런 경우에만 하는건가, 했어요.

하지만 트위터를 통해 물어본 결과, 대대장 사열도 종종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사열 자체가 문제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사열의 '대상'이 전두환씨라는건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국가 체제의 전복을 꾀했던 사람이자, 내란죄를 인정받은 사람에게 사열이라니요.

육사교장은 전두환씨를 자랑스러운 동문이자, 육사생도들의 자랑스러운 선배가 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자리에 초청한 걸까요?

군사쿠데타를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메세지로밖에 보이지 않는 행동이었습니다.

 

게다가, 전두환씨는 이등병이죠. 내란죄와 반란죄로 기소되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이등병으로 강등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예비장교들이 이등병에게 사열을 하고, 경례를 붙이다니요. 말이 좀 안 맞지않나요?

 

군사쿠데타를 통해 집권하고, 체육관 선거를 하면서 대통령을 이어가고, 광주에서 계엄군을 앞세워 희대의 민간인 학살을 자행하고, 결국 1심에서 사형까지 언도받은 말도 안되는 범죄자가 아직도 떳떳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 더 억울할 뿐입니다.

전두환씨는 육사생도들 앞에서 경례를 할때가 아니라, 광주 망월동 묘역에 가서 묵념을 해야죠.

 

 

 

두번째는 '발전기금' 입니다.

정확한 금액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1000만원 이상으로 보여집니다.

전재산이 29만원이여서 추징금도 못내는 사람이, 도대체 무슨 돈을 가지고 1000만원이나 '발전기금'으로 내놓을 수 있었던 걸까요?

이 발전기금은 당연히 추징금으로 환수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세상에, 추징금은 없다고 버티는 사람이 학교 발전기금으로 천만원대의 돈을 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입니다.

 

하긴. 희대의 살인마의 집 주변을 아직도 경찰들이 지켜주고있고, 그 살인마가 여전히 '각하' 라고 불리는 것만큼 아이러니 한 일도 없죠.

 

 

이쯤에서 전두환씨의 죄를 살펴보겠습니다.

 

1996년 8월 26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사형, 12월 1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무기징역추징금 2205억원(96노 1892)을 선고받았고, 1997년 4월 17일에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전두환 등이, "반란수괴, 반란모의참여, 반란중요임무종사, 불법진퇴, 지휘관계엄지역수소이탈, 상관살해, 상관살해미수, 초병살해, 내란수괴, 내란모의참여, 내란중요임무종사, 내란목적살인,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과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결했습니다.

형 확정 이후 수감생활을 하다가 1997년 12월 22일, 대통령 특별사면에 의해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사면대상에 추징금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2205억의 추징금 중 532억을 납부하고, 자신의 전재산이 29만원이라고 주장하며 나머지 추징금 약 1673억원이 환수되고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면, 나중에 우리나라 국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사람들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사람들이 내란수괴에서 경례를 한다는 것 자체가, 과거 독재로의 회귀를 보여주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합니다.

 

 

 

그냥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아직 5.18은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독재는, 80년 5월 광주에서는 계엄군의 총칼에 맞서 무고한 시민들이 많이 희생하게 만들었고,

국민들의 민주화요구에 대한 열망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가 높아지자 4.13 호헌조치를 내려, 개헌에 대한 논의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죠.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박종철은, 알고보니 물고문으로 인해 사망했고.

연세대 정문에서 시위하던 이한열은 최루탄을 맞고 사망했습니다.

전국 37개 도시에서 100만이 넘는 국민들이 길거리로 쏟아져나왔고, 결국 6.29선언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혁명은 피를 수반한다는 말에 지극히 공감합니다.

6월 민주항쟁 기념일을 2일 앞둔 그날, 꼭 그렇게 했어야만 할까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사망한 모든 민주화투사들을 욕되게 하는 행동은 아니였을까요.

여전히 사회 일부에서 간첩, 폭동으로 오인받는 광주 시민군분들을 두번 죽이는 행동은 아니었을까요.

 

 

6.10 민주항쟁 기념일인 오늘, 여전히 전두환씨가 떳떳하게 살 수 있는 나라에서, '정의'라는걸 말할 수는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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